한 해가 바뀔 때마다 건강검진을 떠올리지만, 실제로 검진을 챙기는 사람은 많지 않다. 건강검진은 자각 증상이 없는 단계에서 질환의 단서를 잡아낼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다. 특히 암은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발견할수록 치료 성적이 좋아지므로, 평소 다니는 내과를 통해 검진과 내시경 검사를 주기적으로 받아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국가건강검진은 일반검진과 암검진으로 나뉜다. 일반검진에서는 키와 체중, 허리둘레, 체질량지수 같은 기본 항목과 함께 혈압, 혈당, 콜레스테롤, 간·신장 기능, 소변·혈액 검사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연령과 성별에 따라 골밀도 검사, 우울증 검사, 인지기능 검사 등이 추가로 제공된다.
암검진은 국내에서 발생률이 높은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폐암을 대상으로 한다. 위암은 만 40세부터 2년 주기로, 대장암은 만 50세부터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받도록 권고된다. 간암 고위험군은 6개월마다 간 초음파와 혈액검사를,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경부암 검진을 각각 정해진 연령부터 주기적으로 받을 수 있다.
이 가운데 위·대장 질환을 가장 정확하게 살피는 검사가 내시경이다. 위내시경은 입을 통해 식도와 위, 십이지장까지 직접 들여다보며, 이상 부위가 발견되면 그 자리에서 조직검사를 시행해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다. 식도염이나 위염, 위궤양은 물론 식도암·위암 같은 중증 질환의 단서도 초기에 잡아낼 수 있다.
대장내시경은 항문을 통해 내시경을 넣어 대장 전체와 소장 끝부분까지 관찰하는 검사다. 염증이나 출혈, 용종을 확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검사 도중 발견된 용종은 곧바로 제거하는 치료까지 함께 이뤄진다. 대장 용종 상당수는 시간이 지나며 암으로 진행될 수 있어, 미리 떼어내는 것만으로도 대장암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검진 주기도 챙겨야 한다. 대장내시경의 경우 용종이 없으면 통상 5년 간격을, 크기가 크거나 여러 개의 용종이 발견되면 더 짧은 주기로 재검을 권한다. 다만 아무리 꼼꼼히 관찰해도 일부 용종은 놓칠 수 있는 만큼, 개인의 위험도에 맞춰 검사 간격을 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국가검진은 기본 항목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 모든 질환을 다 잡아내지는 못한다.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음주·식습관 등 위험 요인이 뚜렷하다면, 권고 연령보다 이르게 또는 더 촘촘한 주기로 검사를 받는 편이 낫다. 반대로 본인 상태와 무관한 과잉 검사는 비용 부담만 키울 수 있어, 항목 선택 단계에서 전문의와의 상담이 중요하다.
검진은 받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수치가 정상 범위를 벗어났다면 추가 검사나 치료 여부를 의료진과 상의해야 하고, 정상이라도 이전 결과와 비교해 변화 흐름을 살피는 것이 좋다. 검진 결과를 토대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꾸준히 추적 관찰할 때 비로소 검진이 제 역할을 한다.
영등포역 인근에 위치한 국민건강내과의 조성훈 대표원장은 "건강검진과 내시경은 증상이 없을 때 받아야 의미가 큰 만큼, 미루지 말고 가까운 내과에서 정기적으로 챙기는 것이 위암·대장암 예방의 출발점"이라며 "연령과 가족력, 생활습관을 고려한 맞춤형 검진 계획을 세우면 불필요한 검사는 줄이고 꼭 필요한 항목에 집중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